야생화 도감에도 없는 꽃이름. 들국화

기사입력 2021.11.05 08:50 조회수 3,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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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 남지 않은 낙엽이 찬바람에 뒹구는 계절이다.

숨을 크게 드려 마셨다가 한숨 쉬듯 내뿜으면 가슴 한복판에 찡한 여운이 남으며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북받친다. 녹색의 계절이 모두 지나가고 황톳빛 세계가 다가온 것이다.기찻길 옆에 많이 심었던 루드베키아.jpg기찻길 옆에 많이 심었던 루드베키아


기찻길 옆에 많이 심었던-루드베키아단풍이 붉게 물든 산행을 다녀온 사람들에게 남은 것은 붉은 단풍의 화려함 뒤의 쓸쓸함뿐이다. 가을 산행에서 가장 인상 깊게 남은 것은 붉게 물든 단풍과 길가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야생화이다. 을에 흔히 볼 수 있는 야생화로써 흔히 ‘들국화’라 부르는 꽃이 있다.


그러나 4천여 종이 담겨있는 야생화 도감에도 들국화란 이름을 가진 꽃은 없다. 사람들이 들국화라 부르는 꽃은 학자들이 가을에 피는 국화과 식물인 구절초, 쑥부쟁이, 개미취, 해국과 같은 종류를 총칭해서 부르는 말이다.들국화로 불리는 구절초.JPG들국화로 불리는 구절초.들국화로 불리는 구절초


이 중 구절초는 평지보다는 높은 산에 많이 피며 꽃이 크고 색이 다른 야생화에 비하여 순진해 보이며 잎이 갈라지는 모양에 따라 산구절초, 바위구절초 등등, 많은 종류가 있다. 이들은 모두 쓴맛을 내는 데 여러 가지 질병을 치료하는 약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번식력도 매우 좋아 집 앞뜰이나 화분에 심어 베란다에 놓으면 가을 내내 멋진 꽃 색깔과 짙은 국화 향기를 즐길 수 있다.


구절초와 같은 국화과 식물은 지구상의 식물 중 가장 진화한 식물이다. 전 세계에는 25,000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만 380여 종이 자생하고 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의 사랑을 받아온 국화는 인간이 개발한 여러 가지 품종도 3,000여 종에 이른다.국화과 식물의 꽃은 매우 특이하다. 수십 또는 수백 개의 꽃이 모여 마치 한 송이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국화 한 송이를 선물하면 결국 한 다발의 꽃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이다.도로변에 많이 심는 벌개미취.jpg도로변에 많이 심는 벌개미취바닷가에 피는 해국.jpg바닷가에 피는 해국.바닷가에 피는 해국


실제로 구절초를 자세히 관찰해보면 수술, 암술, 꽃잎, 꽃받침을 모두 갖춘꽃이 여러 송이가 있다.

그러나 꽃잎의 모양이 매우 달라 바깥쪽에 있는 꽃은 꽃잎이 매우 크며 화려한 색깔은 가지지만 안쪽의 꽃들은 암술과 수술만 있는 것 같아 보인다야생화 중 가장 마지막으로 피는 산국.JPG야생화 중 가장 마지막으로 피는 산제주도 등 남쪽 지방에서 볼 수 있는 털머위.jpg주도 등 남쪽 지방에서 볼 수 있는 털머위


이런 형태는 꽃가루를 옮겨주는 곤충을 효과적으로 유인하기 위한 작전이다. 바깥쪽의 꽃은 화려한 꽃잎을 가지고 곤충을 유인하고 안쪽의 꽃은 곤충의 도움을 받아 꽃가루받이를 하여 건강한 씨를 맺게 하는 각각의 고유한 임무를 띠고 있다.


생각이 없고 반항하지 않는 것이 식물이라지만 기나긴 진화적 과정을 거쳐 같은 꽃에서도 서로 업무를 분담하여 종족보존이라는 커다란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

최한수3.jpg

글/사진 생태학자 최한수
평생을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싶은 생태학자.
야생화 사진, 조류 사진, 자연풍광 사진 찍기와 오지 탐험이 취미.
생태문화콘텐츠연구회 회장. 환경부 환경교육 홍보단 강사, 청계천 조류탐사교실 강사, 경희대 이과대학 강사, 동덕여대 교양학부 강사 등.
저서로는 ‘학교 가는 길에 만난 나무 이야기’, ‘숲이 희망이다.’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는 식물 백과’, 생태시집 ‘노루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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