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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 긴 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 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작곡가 홍난파 선생의 ‘봉선화’라는 가곡이다.유명한 대중가요인 ‘ 봉선화 연정’의 가사에는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만 같은 그대 봉선화라 부르리…….’라는 대목도 있다. 여기선 두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째, ‘봉숭아’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있고 ‘봉선화’라고 알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어느 이름이 맞는 것일까?
둘째, 손대면 톡 터진다는 노랫말은 사실일까?봉선화(鳳仙花)라는 이름은 한문으로 표기한 것이다. 발음하기 쉽게 봉숭아로 불리던 것이 정식 이름으로 채택되어 ‘봉숭아’가 올바른 꽃 이름이다. 학명은 Impatiens, 영어로는 Touch me not으로 불린다. 건드리지 말라는 의미이다. 건드리면 난리가 난다는 뜻이다.실제로 봉숭아 열매를 건드리면 난리가 난다. 사람이 다칠 정도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난리가 난다. 열매는 씨앗을 널리 퍼뜨리는 방법으로 열매를 건드리면 꼬투리가 용수철처럼 꼬이면서 씨앗이 멀리 날아간다. 날아가던 씨앗이 옆에 있는 씨앗에 맞으면 그 열매도 터지고 끝없는 연쇄 폭발이 일어난다.옛날에는 뱀이 집 안으로 들어오면 가장 햇볕이 잘 드는 장독대를 찾아간다. 뱀은 봉숭아를 싫어한다고 해서 장독대 근처에 봉숭아를 많이 심었다. 뱀은 봉숭아 냄새를 싫어한 것인지 열매가 터지면 무서워서 도망간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뱀을 못 오게 하는 효과는 확실해서인지 봉숭아를 금사화(禁蛇花)라 부르기도 하였다.이런 이야기보다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추억은 바로 ‘봉숭아 물들이기’였을 것이다. 한여름에 꽃이 피기 시작하면 꽃과 잎을 따다 짓이겨 손톱에 꽁꽁 싸매면 손톱에 예쁜 물이 든다.노랑물봉선 - 산에서 비교적 흔히 보이는 야생화우리가 집 주변에 심던 봉숭아는 인도, 말레이시아, 중국이 원산이며 지금은 세계 곳곳에 널리 심기는 원예식물이다. 산에 가면 야생 봉숭아가 있는데 물가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물봉선’이라 부르며 꽃 색에 따라 ‘흰물봉선’, ‘노랑물봉선’으로 불린다.최한수
평생을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싶은 생태학자.
야생화 사진, 조류 사진, 자연풍광 사진 찍기와 오지 탐험이 취미.
생태문화콘텐츠연구회 회장. 환경부 환경교육 홍보단 강사, 청계천 조류탐사교실 강사, 경희대 이과대학 강사, 동덕여대 교양학부 강사 등.
저서로는 ‘학교 가는 길에 만난 나무 이야기’, ‘숲이 희망이다.’ ‘생생한 사진으로 만나는 식물 백과’, 생태시집 ‘노루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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