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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방방곡곡 길 풍년이다. 지방 어디를 가도 그 지역 고유의 길이 있다. 2009년 개장한 시흥시의 늠내길은 그런 길 중에서도 원조에 속한다.수도권에 위치해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산과 바다, 경기 유일의 내만(內灣)갯골(바닷가에 있는 갯벌과는 다르게 내륙 깊숙한 곳 물길 갯벌)을 끼고 옛 염전의 풍광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이색적인 길이다. ‘늠내’의 의미는 시흥 지역 고구려시대 지명인 '잉벌노(仍伐奴)'를 우리말로 풀이한 것에서 비롯되었다.'늠내'는 ‘뻗어 나가는 땅’, ‘넓은 땅’의 의미도 있다. 명칭에서부터 호기심을 자아내는 시흥 늠내길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골고루 지니고 있는, 인공적인 요소를 최대한 줄이고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한 길로 사랑받고 있다.늠내길은 2009년 제1코스와 제2코스를 개장한 이래 아래와 같이 총 6코스, 7개 길로 구성되어 있다.
제1코스, 숲길
연 장 : 13km ○ 소요시간 : 4 ~ 5시간
○ 주요코스 : 시청→옥녀봉→군자봉→진덕사→수압봉→ 선사유적공원→시청
제2코스, 갯골길
연 장 : 16km ○ 소요시간 : 4 ~ 5시간
○ 주요코스 : 시청→갯골생태공원→섬산→방산대교→빗물펌프장→갈대밭→시청
제3코스, 옛길
연 장 : 11km ○ 소요시간 : 4시간
○ 주요코스 : 꼬꼬상회→하우고개→소산서원→소래산마애상→꼬꼬상회
제4코스, 바람길
연 장 : 15km ○ 소요시간 : 5시간
○ 주요코스 : 옥구공원→덕섬→빨강등대→오이도기념공원→중앙완충녹지대→ 걷고싶은거리→정왕호수공원→옥구공원
제5코스, 정왕둘레길
연 장 : 13km ○ 소요시간 : 4~5시간
○ 주요코스 : 오이도역(수인선)→ 생명호수→ 함줄도시농업공원→ 옥구공원→ 곰솔누리숲→ 체육공원→ 정왕역→ 오이도역
제6코스, 종주길
연 장 : 14km ○ 소요시간 : 5~6시간
○ 주요코스 : 소래산산림욕장→은계호수공원→은행천→보통천→연꽃테마파크→물왕호수
제6코스, 종주길
연 장 : 31km ○ 소요시간 : 11~12시간
○ 주요코스 : 소래산산림욕장→은계호수공원→은행천→보통천→연꽃테마파크→물왕호수→갯골생태공원→월곶항→한울공원→오이도→거북섬
시흥 늠내길 중 그 시작점에 있는 제1코스, 숲길을 걸어본다. 더운 날씨에는 역시 적당한 높이의 숲길을 걷는 것 만으로도 시원하다. 이 길은 길이는 좀 되지만 가파르지 않아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고 때로는 천천히 느림의 미학을 즐길 수 있다.시흥시청~군자봉~진덕사~능곡동선사유적공원을 거쳐 시흥시청으로 되돌아오는 코스이다. 총 길이 13㎞이며 완주까지 5~6시간이 소요된다. 5~6시간이 무리라고 느껴지면 중간에 탈출할 수도 있으며 결정해도 된다. 그러나 결코 무리한 길이 아니니 완주할 수 있을 것이다.
늠내 숲길에서는 산림욕을 즐길 수 있으며 사계절의 변화와 문화 유적을 볼 수 있다. 시흥시 향토유적 제19호로 지정된 석조 약사불 좌상(石彫藥師佛坐像)이 있는 진덕사(鎭德寺), 선사시대의 생활과 문화를 알아볼 수 있는 능곡동 선사유적공원을 둘러볼 수 있다.1코스 숲길을 걸으며 늘 느끼는 거지만 주말인데도 이 길은 참 한가하다. 그만큼 걷는 사람들이 없다. 몰라서일까? 막연히 수도권에서 멀다는 선입견때문일까? 한 번 걸어본 사람들은 꼭 다시 걷는다.시흥시청 무료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정문으로 나와 왼편 횡단보도건너 늠내길 안내판이 있는 들머리로 들어선다. 처음 약간의 오르막 계단이 나타나지만 염려할 일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길이는 질지만 오르기 힘든 가파름은 거의 없다. 혹 살짝 가파른 길이 있어도 금방 오를 수 있는 정도이다. 오르자마자 바로 숲길로 들어선다. 기분좋게 생각에 잠겨 걸을 수 있는 편한 길이 길손을 맞는다. 얼마걷지 않아 첫 옥녀봉에 다다른다. 아득한 옛날 옥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이 산 밑에 잇는 삼신우물에서 목욕을 했다는 전설을 지닌 곳으로 리기다소나무와 참나무, 아까시들이 관목류와 어우러져 있는 아기자기한 봉우리이다.옥녀봉을 지나면 금방 작고개 삼거리에 도달한다. 작고개를 지나 다음 목표는 걷는 길 내내 보이는 군자봉이다. 조선시대 6대 임금인 단종이 현덕왕후의 묘소를 참배하러 가다가 이 산의 생김이 마치 연꽃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 지어진 군자봉. 이 봉에서는 매년 10월 3일 군자봉성황제가 열린다. 1코스의 가장 높은 봉우리라고 군자봉에 오르려면 오르막 계단을 올라야 한다.
그리 힘들지 않은 계단을 오르면 숲길에서 못 보았던 사방으로 탁 트인 시야를 내준다. 멀리 정면으로 광명시의 루름산과 왼쪽으로는 시흥의 소래산 그리고 저 멀리 아득히 오른쪽으로 서울의 삼성산과 관악산까지도 시원하게 한 눈에 들어온다.
군자봉 정자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이제 다시 진덕사를 향해 다음 걸음을 옮긴다. 또 다시 편안한 흙 숲길이 이어진다. 어느 정도를 걸었을까 바로 앞에 길은 끊어지고 시흥과 안산을 연결하는 시흥대로 8차선 대로가 길을 가로막는다. 이 대로의 건널목을 건너 진덕사 진입 아스팔트길로 들어선다.꽤 긴 아스팔트길을 걸어들어가니 진덕사 대웅전이 보인다. 시흥시 능곡동에 위치한 진덕사(眞德寺)는 일주문도 없고 고려시대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될 뿐 그 연혁이 전하지 않아 역사를 알 수 없으며 언제 폐사 되었는지도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1940년 절터에서 조선말기의 석조약사불좌상이 출토되었고 이를 봉안하기 위해 절을 다시 세웠다. 약사전과 삼성각, 요사 등이 대웅전을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
진덕사를 지나 다시 숲길로 들어서 진덕사에 받은 기운으로 명상의 길을 간다. 어느 정도 길을 걸을 즈음 다시 능곡동 마을 아스팔트 길로 들어서야 한다. 여기서 원래의 길은 풍광좋은 잣나무 숲길을 걸어야 하는데 능곡동 동네를 둘러 다음 길로 접어들어야 한다. 문중 묘가 있는 개인 소유의 땅이란다.
잣나무술길을 걸어 수압봉을 지나 이제 마지막 구간인 선사유적공원에 도착한다. 원형 그대로 보존된 선사유적공원은 아이들의 현장체험 학습장소로 그만이다. 선사시대의 생활과 문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공원에서는 신석기수혈 주거지 26기, 청동기 주거지 6기, 석실묘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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