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9코스 – 한국 근대사의 아픔이 곳곳에 배어있는 길

정병산 편백숲~마진터널~봉암교~6호광장 오거리~임항선 그린웨이~마산항
기사입력 2021.03.04 00:01 조회수 4,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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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맵.jpg

남파랑길 90개 구간 중영화와 한류의 도시, 대도시와 자연의 반전 매력을 보유한한류길’(부산경남 창원)9구간을 걷는다.

코스: 정병산 편백 숲~마진터널~봉암교~6호광장 오거리~ 임항선 그린웨이~ 마산항 입구(2부두)

거리: 15km, 맑음. 바람, 햇살 좋음
시간: 출발 13 40, 도착 18 15
남파랑9.jpg

오전 8코스에 이어 잠시 쉼을 취하고 오후에 9코스를 어어 걷기로 한다. 길은 어렵지 않으나 길찾기에 신경써서 걸어야 할 곳이 두 군데 있다.

9코스 걷기를 시작하려면 시내버스 이용 진해구민회관 하차해 드림로드 입구까지 걸어야 한다. 버스를 타려면 1km나 걸어 내려가 진해나 마산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고민 하다가 그냥 걷기로 했다.남파랑9-14.jpg
장복산길 산림욕장입구에 도착해 진해 드림코스 시점에서 남파랑길 9코스 오후 길을 시작한다.

마산 진해간 유일한 도로였던 옛 길을 따라 걸어가면 마진터널이 보인다.
왕복 2차선의 단선 터널인 마진 터널은 1985년에 장복 터널이 개통되기 이전까지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와 진해구를 잇는 도로의 역할을 했다. 이후 장복 터널이 개통되면서 통행량이 줄었다. 1979년 태풍 때 8명의 장병들이 3,000여명의 통행인과 차량 200여대의 대피를 돕다 폭우로 인해 초소가 붕괴되면서 순직한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남파랑9-9.jpg
남파랑길은 마진터널의 오른쪽 등산로로 오른다. 터널 위 정자에서 창원 숲속 나들이길로 마산 진해간 옛 도로인 장복산길을 걷다가 진해대로를 지나 마산으로 넘어가는 봉암교를 건넌다. 봉암2삼거리에서 남파랑길 이정표를 만나고 무역로를 따라 바다를 보면 문신미술관 방향으로 간다.남파랑9-3.jpg
마산만을 따라 걷다 조그만 배들이 모여있는 풍경을 보았다. 오산 나루터라고 한다. 초라한 모습으로 흔적만 남아있는 나루터. 오산진 나루터는 마산수출자유지역 정문 도로변에 위치하는데 1899년 개항 당시 여기가 마산의 끝 지역으로 오산선창이 있었던 자리이다.남파랑9-16.jpg
오산나루터를 기억해야 하는 건 마산(馬山)의 지명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용마산을 午山(오산)이라 불렀고 오산아래 오산진이라는 나루터가 있었다. 그런데 午자를 쓴 연유로 사람도 많이 죽고 변고도 많이 생겨 午(12간지 중 말)와 유사한 馬(말을 의미)자로 바꾸어서 마산이라는 이름이 생겼다는 말이 전해오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길에는 한국 근대사의 아픈 흔적들이 많은 건 아닐까?하는 혼자 생각을 하는 차에 남파랑길 9코스 구간 용마고등학교 후문 근방에 왔다. 이곳에는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었던 경찰 최루탄 희생자 김주열 열사의 추모비가 있다.

걷다가 보니 넓다란 교차와 만난다. 육호(6호)광장이란다. 경남 마산의 유일한 로터리였던 상남로터리(육거리 로타리)가 있던 자리였는데 상습 교통 체증 구간을 철거하면서 육호광장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육호광장 오거리를 지나 천하장사로를 따라 가다 북성로 사거리 못미쳐 교방천 옆에 있는 3.15의거 기념비다. 1960년 3월15일 밤 가장 격렬했던 의거 현장에 경찰 총격으로 윗부분이 파손된 돌에 3.15의거 기념비문과 당시 상황에 대한 기록과 한시를 새겨 파출소 인근에 세워 두었는데 1990년 도시개발 계획에 따라 약 20m 아래 현 위치로 이전했다.남파랑9-10.jpg
인근 교방천 옆에는 민족시인 노산 이은상 선생이 즐겨 마셨다던 은상이샘이 있다. 원래는 이은상 선생이 유년과 청년 시절을 보낸 상남동에 있었으나 샘을 복원해 이곳으로 옮겼다.남파랑9-11.jpg
천하장사로를 따라가다 보면 폐쇄된 옛 철길 건널목이 나오고 남파랑길 이정표가 있는데 여기서 문신미술관 방향 쪽으로 임항선 그린웨이 철로를 따라 간다.남파랑9-2.jpg
임항선 그린웨이는1905년 개통된 임항선(경전선 마산역~마산항역)을 잇는 총 연장 8.6km의 노선으로 인근 농촌에서 마산으로 통학하는 학생과 북마산역, 구마산역, 어시장 등으로 물건을 팔고 사러 나오는 상인 등 수많은 사람들의 주요 교통수단이었다. 2011년 2월 폐선되면서 창원시 도시재생 선도지역 사업으로 구 마산세관에서 석전사거리 개나라아파트까지 약 4.6km 구간을 임항선 그린웨이로 재탄생 시켰다. 임항선 철로를 그대로 두고 주변 정리 하고 길을 만들었다. 철길은 인증샷 찍기 좋은 곳이다. 임항선 그린웨이의 옛 철로.남파랑9-1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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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은 아니지만 마산항이 내려다 보이는 성호동 고지대인 달동네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도 둘러보면 좋다. 워낙 가파른 고지대라 허리를 꼬부려야 오를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시 남파랑길 문신미술관과 마산박물관 쪽으로 향한다. 문신미술관은 추산동 환주산 기슭 마산박물관 옆에 위치한 미술관으로 마산 출신의 문신(文信, 1923 년~ 1995년, 조각가, 화가) 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임항선 그린웨이 안내간판을 보니 남파랑길9코스 종점에 거의 다 왔다. 종점에 가기 전에 1960년 3•15 부정선거 항의 시위에 경찰의 최루탄에 희생된 마산 중앙부두 앞바다 인양지점도 들려볼 만한 곳이다.남파랑9-1.jpg
9코스 도착점. 썰렁하다. 코로나 때문일까?
이제는 숙소를 찾아 나선다. 간만에 저녁은 백반 부페식당에서 배불리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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