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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립현대미술관(서울)에서는 “임옥상: 여기 일어서는 땅”展이 열리고 있다. 3월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대규모 설치작 6점을 포함해 40여 점의 작품과 130여 점의 아카이브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임옥상(1950년생)작가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미술관 밖’ 미술실천적 참여프로그램, 이벤트, 설치, 퍼포먼스 등을 다수 기획하고 진행했으며 2000년대 들어서는 공공미술, 공공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활발하게 했다. 작가는 모든 사람들이 예술가라며 구경꾼이나 단순한 문화소비자가 아닌 창조자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생각해 대중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예술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민통선 내 통일촌 장단평야의 논에서 ‘예술이 흙이 되는’ 형식을 빌려 일종의 환경미술 혹은 대지미술, 현장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여기 일어서는 땅’도 작가의 오랜 인생관, 예술관이 복합적으로 엮여 펼쳐진 실천의 장이라고 한다.이번 전시의 타이틀인 '여기, 일어서는 땅'은 12×12m의 대규모 설치작품으로 장단평야에서 떠온 흙을 소재로 한 베고 남은 볏단, 논에 스민 생물들의 흔적 등 추수 후 땅의 상황을 담고 있다. 농부와 농기계가 밟고 지나간 자국, 그리고 여전히 배어있는 땅 냄새, 숨 냄새 등이 원초적인 무의식을 건드리는 듯하다. 흙판 1개의 무게가 30㎏이고 2×2m 크기 총 36개를 이어붙여 완성한 작품으로 그 중심에는 인간이 있다.임작가의 초기 작품에는 물, 불, 흙, 철, 대기 등의 물질적 요소들은 작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데 어린 시절 논밭 임야를 보며 상장했고 청년기에는 실제로 산에 들어가 신체 접촉을 통해 땅을 마주한 경험의 결과이다.이번 전시는 리얼리즘 미술에서 출발, 대지미술, 환경미술로까지 미술영역을 넓힌 임작가의 현재 활동과 작업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전시장 조건과 상황을 활용해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들은 확장된 맥락에서 작가의 예술세계 전반을 새롭게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장단 여기, 일어서는 땅’은 장단평야의 거대한 땅을 캔버스로 삼아 만든 작품이다. 저멀리 북한 땅을 향해 남북이 서로 손잡고 가는 염원을 담은 게 아닐까?마치 대지의 여신 가이아(Gaia)의 머리가 옆으로 누워있는 듯한 형상의 표면이 흙으로 빚어진 설치 작품 ’흙의 소리’. 한쪽에는 입구가 마련되어 거대한 인간의 머릿속으로 관객을 걸어 들어가 동굴과도 같이 캄캄한 공간에서 가이아, 대지의 어머니가 내는 숨소리를 느낄 수 있다.미술관 내 중앙 뜰에는 지름 4m가 넘는 웅덩이인 '검은 웅덩이'가 전시돼 검은 물이 가득 차 있는데 바람과 풀의 흐름에 미세하게 영향을 받으며 흔들린다. 웅덩이를 숨구멍이라 말하는 작가의 시선을 고려할 때 생태, 문명, 혹은 문화, 사회 등 어떤 관점이든 눈앞의 웅덩이는 ‘지금’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대한민국 헌법’은 팔폭병풍 형식으로 코르텐 스틸(Corten Steel)을 이용해서 그림과 글씨를 부조 로 표현했고 대한민국 헌법 전문(前文)을 담았다. 해냈다. 병풍은 집안의 외풍을 막아주는 기능이 있는데 모든 사람들을 지켜주는 대한민국 헌법의 절대적 가치를 준‘자화상’은 끊임없이 되묻는 질문 작가 자신의 자화상, 너는 누구냐 과 함께 철을 녹여 쓴 글이 숙연함을 느끼게 한다.작가는 어린 시절 들판, 물, 불, 흙, 철 등 물질적 소재의 재구성된 회화 작품들도 전시되고 있는데 캔버스 위에 흙을 덧발라 채우고 그 위에 유화물감, 먹물 등을 혼합하여 흙산수를 그려내고 있다.‘무극백록’‘웅덩이 II’‘보리밭 II’임옥상: 여기 일어서는 땅ㅣ타임랩스(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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