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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제주 하천 캐니언, 효돈천 탐사
숨어있는 제주 하천 캐니언, 효돈천 탐사
미국에 그랜드 캐니언이 있다면 한국에는 속으로 들어가야만 보이는 숨어있는 제주 하천 캐니언, 효돈천이 있다. 제주 서귀포에 한라산 남쪽을 대표하는 하천, 효돈천이 흐른다. 한라산 정상에서부터 내려오는 물줄기로 하효동과 남원 하례리를 거쳐 13km 간 이어지다가 하류의 유명한 관광지 쇠소깍에 이르러 바다로 흘러간다. 이 계곡에는 난대식물과 활엽수림 등이 우거져 다양한 식물자원이 많고 숲과 물이 만나 신비로움을 풍겨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 보존지역이기도 하다. 효돈천은 제주를 찾는 일반 관광객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사람의 발길이 드문 오지이다. 이 계곡 트래킹을 하려면 먼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자연생태계와 자연경관 보호 및 탐방객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출입통제구역을 두고 있는데 이곳도 이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번 하천 탐사는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가는 코스로 효돈천 상류에서 시작해 돈내코 원앙폭포까지 약 5Km 구간을 걷는다. 칡오름을 바라보며 걷기 시작한다. 여전히 땀은 비오듯하고... 건천인 계곡 곳곳에 향기로운 주인공 승두목이 아주 많이 피어 있었다. 중대가리꽃이라 부르기도 한다. 꽃피기 전 동글동글 스님 머리를 닮아서 ㅋ ㅋ ㅋ 오... 신비스런 곳들이 군데군데 많은 게 기대를 져버리진 않는군... 볼거리 많으니 좋아... 이번 구간 걷기중 만난 특이했던 마른 폭포 한라산에 비가 많이 내리면 순식간에 계곡물이 불어 이런 장관을 만들었다니... 그저 자연의 힘에 감탄만이 위에서 내려다보니 자갈들과 검은모래가 산처럼 쌓여있다. 급물살이 만든 작품은 언제나 그렇듯 다 다르고 탄성이 절로. 때론 자갈밭을 때론 사막처럼 모래 산을 넘고 또 넘고 커다란 바위틈으로 기어 통과 하기도 했다. 모두가 탄성을 지르던 구간 그러나 직진이 안된다. 도저히 방법이 없어 후퇴. 어느 구간쯤에서 밧줄타고 내려와 배낭을 벗어 던지고 아쉬운 그 구간으로 내려가본다. 와~우 아주아주 깊다. 신비스런 곳이다. 자꾸만 아쉬움에 자릴 뜨지 못하고 다시 한 컷 덥긴 했지만 지난번 구간보단 흐르는 맑은 물이 있어서 좋다. 오를수록 물은 더 차가워졌고 작은 폭포들이 제각각 뽐내며 멋부리고 있었다. 어느 구간부터는 아예 물속으로 걸었다. 오늘의 도착점인 원앙폭포에 도착하니 그동안 사람 구경 못했는데 어마어마한 인파들...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 속 살을 볼 수 있다는 건 큰 행운이다. 제주에 이처럼 때묻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숨은 비경들을 더 아끼고 사랑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일정을 정리한다.
다크 투어리즘, 제주 4•3 치유 공간 알뜨르 문화예술공간
다크 투어리즘, 제주 4•3 치유 공간 알뜨르 문화예술공간
또 제주야? 또 올레길을 걸어? 라는 친구들의 핀잔을 뒤로하고 이미 여러 번을 걸은 올레 10코스(화순항~모슬포항)를 이번엔 역방향으로 걷기로 한다. 과거 모슬포항이 아니다. 새로운 여객터미널을 만들고 운진항이라고 개명하고 익숙한 모슬포항을 대신한다. 오늘의 걷기 목적은 이름도 생소한 다크투어리즘(Dark Tourism, 전쟁·학살 등 비극적 역사의 현장이나 재난과 재해가 일어났던 곳을 돌아보며 교훈을 얻기 위하여 떠나는 여행, 일명 역사교훈여행)의 생생한 현장, 설치 미술작품들을 둘러 보는 것이다. 지난 9월 2일 개막식을 갖고 12월 3일에 폐막한 제주비엔날레 총 다섯 전시 공간 중 하나인 알뜨르 비행장 전시장은 ‘알뜨르 문화예술공간’이라 불리며 폐막 이후에도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공군 측이 3년간 사용을 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해주었다고 한다. 알뜨르 문화예술공간이 다크투어리즘의 성지가 되길 기원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걸어왔다. 걸어오는 동안 바다너머로 보이는 산방산의 풍경만으로도 힐링이 되지만 초입 안내센터에 설치되어 있는 작품만을 보고 제주 4·3사태의 아픔을 고스란히 받는다. 총 13명의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14개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알뜨르비행장을 제주비엔날레 전시장의 제 3코스로 만든 이유는 분명해 보인다. 일제강점기, 평화로웠던 경작지에 일본군이 모슬포 주민을 강제동원해 조성한 알뜨르비행장은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 군사 전초기지로 활용되었다. 그 옆 섯알오름에는 우리민족끼리의 아픔의 역사를 그대로 안고 있는 민간인 학살 희생자 넋을 기리는 유적지가 있다. 예술가들은 군기지의 흔적인 격납고와 벙커가 남아 있는 아픔의 땅에 역사와 장소에 대한 성찰을 담은 작품들을 전시한 것이다. 다시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당시 격납고는 그대로 남아있지만 경작지에서 주민들이 다시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생활자체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는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메시지를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게 아닐까? 사실 알뜨르비행장의 전시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 2010년 '경술국치 100년'을 맞아 이번에도 참여하고 있는 박경훈작가의 개인전 '알뜨르에서 아시아를 보다'가 열렸었다고 한다. 그 당시 제작된 박경훈·강문석 작가의 공동작품 '알뜨르의 제로센'이 격납고 하나를 차지하고 있다. (제로센- 영어 표기인 제로(zero)와 센토키(전투기의 일본어 발음)의 첫 글자를 합친 것으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자살공격(가미카제 · 神風)에 이용된 전투기로 유명하다) 그 앞에 모래자루를 활용한 옥정호의 '무지개 진지'가 설치되긴 했지만 일제 전투기를 철로 재현한 그 당시 작품의 재현이다. 강문석 작가는 날개 부러진 제로센 전투기를 형상화한 '기억'을 또다른 격납고에 설치해 놓았다. 알뜨르 문화예술공간 초입 안내센터 앞에는 격납고 전시장에 앞서 거대한 작품들이 압도하며 관람객을 맞는다. 구본주작가의 ‘갑오농민전쟁2’(1994, 브론즈)와 최평곤작가의 ‘파랑새’(2017, 대나무, 철) 그리고 김해곤작가의 ‘한 알’(2017, 대나무, 천, 비계 구조물) 등은 차음부터 관람객을 압도한다. 37세로 요절한 조각가 구본주는 형상미술과 리얼리즘을 근간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계급성을 작업의 주요 모티프로 삼았다. 노동자, 농민, 그리고 도시의 샐러리맨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현실 비판적 시각을 제시한 작가의 ‘갑오농민전쟁2’는 저항과 혁명의 에너지를 인체 조형의 솟구치는 힘으로 표현했다. 최평곤작가는 동학 농민군들이 사용했던 죽창에서 영감을 얻은 대나무를 씨줄 날줄로 엮어 '파랑새'를 설치했다. 9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이지만 긴 원통형으로 겸손한 자세를 취하고 공간을 위협하지 않는다. ‘파랑새’는 알뜨르비행장의 풍경, 바람과 조우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해곤, ‘한 알’(2017, 대나무, 천, 비계 구조물 ● 사진출처:제주 비엔날레) 1990년대 후반이래 깃발과 천을 활용한 환경미술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김해곤은 알뜨르비행장에 ‘한 알’을 심는다. 바람에 흔들리는 황금색 천으로 이뤄진 대형 구 작품은 밀 한 알의 탄생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알뜨르비행장이 지니고 있는 전쟁의 역사가 치유되고 이 곳에 새로운 한 알의 생명이 잉태되어 평화의 시작을 알린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임경섭, ‘두린아이’(2017, 혼합재료, 가변크기) 임경섭작가의 '두린아이'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었다. 전망경을 통해 보게 되는 이미지는 섯알오름의 일출과 일몰 풍경에 과거 민간인 학살 희생자들의 유골 사진을 결합했다. 딥러닝 기술을 이용, 인공지능(AI)에서 생길 수 있는 오류를 제어하지 않고 오히려 확대시켜 얻어지는 이미지를 예술표현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딥드림'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딥러닝의 핵심인 '인간이 축적해온 데이터를 습득해 스스로 학습하고 성장한다'는 개념과 달리 오류 를 축적하는 것이다. ‘두린아이’라는 AI의 시선은 인류의 과오를 되새기게 한다. 최고팀, ‘숭고한 눈물’(2017, 삽, 시멘트, 우레탄 페인트, 가변크기) '숭고한 눈물' 이 작품도 공감이 갔다. 최고팀은 최창훈, 고윤식 작가로 이루어진 팀이다. 이 팀은 알뜨르비행장에서 이뤄진 강제노역의 아픔을 담아 이 작품을 설치한다.노동의 상징인 삽과 시멘트로 제작한 작품으로 삽머리 모양이 눈물 모양과 유사한 점에 착안, 그 형상으로 노역의 슬픔을 상징했다. 시멘트는 노동현장의 폐쇄성과 암울한 느낌을 표현한다. 전종철, ‘경계선 사이에서’(2017, 혼합재료, 가변크기) 전종철작가의 '경계선 사이에서'는 제주의 환경적, 역사적 흔적을 기본 컨셉으로 바람을 거슬러 머무는 것이 아닌 바람이 지나가는 철망 구조물을 씨줄과 날줄로 엮었다. 이는 억겁의 인간 세상사의 경계선을 획정하는 관계항의 알고리즘적인 이미지를 근거로 한 사유의 과정을 의미한다. 격납고 입구 철망에 걸려있는 돌 조각들은 바람, 시간, 흔적들에 의해 걸러지고 남은 역사 속의 편린을 상징한다. 격납고 실내에는 아름다운 꽃 밭을 조성해 기존 구조물의 척박함과 대비되는 삶과 생명력을 보여준다. 격납고 내부 바닥부터 철망 너머의 세상까지 자갈을 깔아 꿈과 희망을 품고 비상하는 활주로 이미지를 연출했다. 활주로 끝에는 폭격기 대신 푸른 색 의자를 설치해, 관객이 편히 앉아 철망 경계선 너머의 아름다운 세상 풍경과 격납고 잔재를 동시에 보게 한다. IVAAIU, 자유 큐브, 2017, 나무 구조물, 가변크기 VAAIU작가는 이번에 두 개의 큐브작품. '자유큐브'를 전시했는데 그 중 하나이다. 직접 올라 알뜨르비행장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 느낌이 남다르다. 건축과 도시공학, 사운드, 인터렉션을 기반으로 21세기 새로운 건축적 원형을 시도한다. 알뜨르비행장의 격납고는 당시의 자유를 억압했다. 노출을 막기 위해 언덕 형태로 구축이 되었고 내부 공간은 지면 안으로 최대한 삽입되어 돌출을 최소화했다. 스스로의 정보를 감추는 형태의 구조를 취한 것이다. ‘자유 큐브’는 이러한 억압적 상징물의 반대 형태인 자유의 모뉴먼트 기능을 한다. 격납고의 존재 자체를 외부로 끌고 나올 수 있도록 상승적 축을 적용했고 여러가지 레벨로 배치된 큐브들은 사람들에게 관측, 휴식, 토론 등의 자유로운 액티비티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다. 아래아 ‘•’ 전쟁의 역사 알뜨리의 아픔과 주검을 상징하는 제주 돌의 형상 작품이다. 하석홍작가는 십수년간 연구와 창작 가운데 태어난 실제돌이 아닌 돌을 통해 제주역사의 아픔 속에서 피어난 생명력을 돌아보는 작품이다. 작가의 돌은 빛과 바람에 따라, 놓여있는 장소에 따라 색도 모양도 다르다. 문명의 시작이자 미래인 돌에 한재준의 씨알인 ‘하늘꼴 아래아(·)’와 ‘천지인 히읗(ㅎ)’을 형상화했다. 두 작가는 만물창조의 소리 아래아에 담긴 가치를 살려 진정한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고자 한다. 알뜨르전시장 바로 옆 나무데크길에는 섯알오름이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 있는 높이 40m, 둘레 704m의 작은 오름으로 송악산 응회환 외륜 북쪽에 자리하고 있는 세 개의 알오름 중 하나로 셋알오름의 서편에 있다고 하여 서+알오름이라 부른 것이 사이시옷 현상을 거치면서 섯알오름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제주 4.3 사건의 비극이 진정된 국면으로 접어들 무렵인 1950년 6월 25일당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당시 내무부 치안국에서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민족을 압살하던 예비검속법을 악용해 모슬포경찰서 관내에서 344명을 예비검속, 관리해오다 주민 210명을 법적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집단 학살해 암매장한 비극의 현장이다. 희생자 유족 가운데 한림지역 유족들은 세월이 흘러 1956년 3월 총살현장에서 비밀리에 시신을 수습했다고 한다. 61구의 시신이 정확하게 누구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현재 한림읍 금악리 속칭 만벵디 공동묘지에 안장돼 있다. 백조일손지묘에도 억울한 양민학살의 원혼들이 모셔져 있다.(百祖一孫之墓 - 백 할아버지 한 자손, 누군지 알 수 없는 섯알오름 학살과정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의 무덤) 백조일손지묘에 억울한 양민학살의 원혼들이 모셔져 있다. 섯알오름을 지나면 정면에 송악산이 압도적 장면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너무 유명한 장소이니 생략을 하고 허기진 배를 채우려 사전에 입수한 정보로 먹거리장터인 ‘요망진식당’을 찾아 나선다. 미리 알지 못하면 그냥 지나칠 조금은 쌩뚱맞은 밭 중간에 덜렁있다. 한번쯤 들려 맛보면 좋을 식당이다. 제주에서 '요망지다'고 하면 '똑 소리 난다'는 뜻이다. 똑똑하고 야무지고 딱 부러진 식당이라는 의미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친절한 주인부부 내외가 손님을 맞는데 제주 명물인 돔베고기와 생선 그리고 몇 가지 밑반찬을 먹음직스럽게 준다. 가격은 제주의 음식 기본값인 7,000원이다.(평일에는 제주사람들이 기름기가 많아 싫어한다는 옥돔대신에 고등어를 주고 주말에만 관광객용으로 옥돔을 준다) 제주 올레 10코스에 위치한 알뜨르비행장 전시장은 삼년간 유지를 한다고 하니 길만 걷는 올레꾼들처럼 그냥 지나치지 말고 비행장 격납고를 찾아(벌판 경작지를 살펴보면 격납고를 쉽게 볼 수 있다. 그 안에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고 설명이 쓰여 있다) 꼭 둘러보길 권한다.
3과 한국인
3과 한국인
3은 한국인들이 특별한 애착을 가진 숫자이다. 우리 민속신앙의 하나로 하늘과 땅의 매개자로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빌어주는 이 솟대 위에서도 세 마리의 오리가 앉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천, 지, 인의 삼재(三才)를 기본으로 음양의 조화가 비로소 완벽하게 이루어진 이 숫자는 오랜 옛날부터 길수(吉數), 또는 신성수(神聖數)라 하여 우리 민족의 생활과 철학에 깊숙히 배어있다. 유별나게 3을 선호한 우리 민족은 신화시대로 부터 역사시대, 오늘의 과학문명 시대에 이르기 까지 끊임없이 민족의 가슴에서 숨쉬고 있다. 단군신화에서의 환인, 환웅, 단군의 삼위일체적 존재는 곧 완성된 하나를 상징한다. 불교에서도 불법승(佛, 法, 僧), 이 세개가 모일 때 불교가 성립되며 민속에서는 출산 후 금줄을 칠때 아들의 경우 고추와 숯을 각각 세개씩 매달았다. 사람이 죽으면 삼년동안 집안에 머물다가 승천한다는 믿음에서 3년상을 치루었는데 이처럼 3은 관혼상제를 비롯하여 우리의 모든 일상생활과 속담, 격언 등에서 친근하게 사용돼 왔다. 우리의 전통춤에서도 그 기본이 어르고 맺고 푸는 삼박자로 되어있고 간장 고추장 된장의 3장은 기본적인 우리의 민족음식이다. 신을 모셔도 삼신을 모시며 내기를 해도 삼세번을 한다. 한복에 착용하여 우아함과 화려함을 더해주는 장식용 노리개도 대부분이 3작이다. 삼월 삼짇날(三辰日 음력 3월3일) 길수로 알려진 양수 3이 겹친 삼월 삼짇날은 특히나 3을 선호하는 한국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날로 새겨지고 있다. 산과 들에 꽃이 피고 강남갔던 제비가 돌아온다고 하는 이 날은 처음보는 짐승을 보고 신수점을 치는데 개구리는 복을, 노랑나비, 호랑나비는 좋을 일을, 흰나비는 상(喪)을 의미한다. 아들이 없는 집에서는 절에 가서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하는 <삼짇 불공>을 드리며, 무당을 불러 굿을 하거나 용왕신 산신 등에게 아들을 점지해 달라고 빌기도 하였다. 또한 <삼짇 고사>라 하여 상주가 아니라도 목욕재계하고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기도 했으며,부녀자들은 들판에 나가 진달래꽃을 뜯어다가 화전을 해먹는가 하면, 풀싸움과 꽃놀이로 하루를 보내기도 했다. 각 가정에서는 대개 삼짇날 장을 담그는데 담근 장에는 고추나 숯을 띄워놓고 부정한 것을 막기 위해 왼새끼를 꼬아 금줄을 쳤다. 한글/훈민정음 15세기 중엽에 세종과 그 주변의 학자들에 의해 창제된 훈민정음은 우리나라의 여러 학문 중에서도 가장 독창적이며, 확고한 전통을 가진 우리 고유의 문자이다. 훈민정음은 한자와는 전연 별개의 독자적인 체계에서 발생한 문자로 놀라운 창조적 정신을 보여주며, 음운 연구의 커다란 성과로서 그 이론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음절의 삼분법, 즉 초성, 중성, 종성이다. 이것은 중국 음운학의 이분법의 전통을 비판 수정한 것으로 훈민정음이 그처럼 훌륭한 문자체계일 수 있는 것은 이 삼분법의 기초 위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천 지 인의 구성으로 우주가 형성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한글 역시 그 우주를 반영하고 있다. 자음으로 이루어진 초성과 종성은 하늘과 땅을 뜻하며, 모음으로 이루어진 중성은 사람을 뜻한다. 이처럼 우리 문화의 상징인 한글에도 음절의 삼분법, 즉 3과 관련된 한국인의 사상과 수에 대한 관념을 엿볼 수 있다. 삼작노리개 한복 저고리의 겉고름이나 안고름, 또는 치마 허리에 차는 여성 장신구의 하나인 노리개는 매우 화려하고 그 모양도 갖가지로 다양하고 섬세하여서 우리의 고유 의상에 아름다움을 한층 더 강조해 준다. 단조로운 의상에 액센트를 주어 의상 전체와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노리개는 보통 홍, 남, 황의 삼색을 비롯하여 분홍, 자주, 보라, 옥색 등 열두색에 이른다. 흔히 삼작 노리개로 불리워지는 이유는 이처럼 3색을 기본으로 하여 다양한 색상의 고운 빛깔의 다회로 매듭을 맺고 술을 드리운 노래개 세 점을 한 벌로 쳤기 때문이다. 궁중에서는 8월 한가위를 비롯하여 가례, 생일 등 특별한 축의일에 왕비를 비롯하여 행사에 참가하는 귀부인들 까지 모두 삼작노리개를 찼으며, 평상시에도 왕비가 대비전에 문안을 드릴 때 금박 스란치마에 당의를 입고 삼작노리개를 찼다고 한다. 보통 삼작노리개는 금, 은, 백옥, 비취, 산호 등 각종 보석을 세공한 패물을 중심으로 위 아래에 매듭을 맺고 봉술, 딸기술 등을 쌍으로 늘어뜨렸다. 장도를 중심으로 박쥐 등의 은세공을 한 이 삼작노리개는 주로 일반인들이 착용하던 것이다. 삼색나물 나물은 반찬 가운 데 가장 기본적이고 일반적인 우리 음식이다. 도라지, 시금치, 고사리를 각각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갖은 양념을 하거나 물에 불렸다가 삶아서 볶아 보기좋게 한 접시에 올린 이 삼색나물은 혼례, 상례, 제례를 비롯하여 명절 등의 음식에 빠지지 않는다. 이와같은 음식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국인은 숫자 3을 유달리 선호했으며 더불어 일상의 모든 개념에 천 지 인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색을 의미한 이 나물은 시금치는 청을, 도라지는 황을, 고사리는 홍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삼성혈(三姓穴) 사적 제134호. 제주시 이도동 전설에 의하면 탐라국을 처음 연 시조(始祖)는 고을나(高乙那)/ 부을나(夫乙那)/ 양을나(梁乙那) 세 사람인데 이들이 바로 이 구멍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이 전설의 구멍은 평지에 각각 수 m를 간격으로 삼각형을 이루고 있는데 한국인에게 전통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3'이라는 숫자를 여기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세 개의 구멍이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은 그 의미로 볼 때에 안정적이며 완벽한 출발을 상징하고자 하는 탐라국 사람들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근처에는 이 곳을 기념하는 석비가 있고, 시조를 모시는 사당인 삼성전(三姓殿)이 있다. 천마총 청동솥(天馬塚 靑銅鼎) 신라 6세기, 높이 26.7, 배지름 21.6, 입지름 14.6cm 경주 천마총 출토 동글납작한 몸에 뚜껑이 있고, 어깨부분에 뚜껑 손잡이와 같은 고리모양의 손잡이가 달린 청동솥이다. 특히 이 청동솥에는 동물의 다리를 본딴 3개의 다리가 달려있다. 불전에 향불을 담아 올리는 그릇으로도 사용되었던 이 청동솥의 다리는 어떠한 요철 바닥에서도 안정되게 세울 수 있도록 세개로 되어 있다. '3'은 가장 완벽한 구도를 가지기 때문에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조각, 회화, 공예, 건축 등에서 선호하던 숫자이다. 한국에 있어서 '3'의 의미를 갖는 문화재는 멀리는 고구려 고분벽화의 삼족오(三足烏)로부터 신라와 고려의 삼층탑과 삼존불, 가까이는 조선의 삼층장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하늘과 땅과 사람이 있음으로써 비로서 세계가 완성되고 살아 움직이게 된다고 보았던 '삼'의 표현은 시대나 종교에 구애받지 않고 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민족의 근본 사상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서산마애삼존불상(瑞山磨崖三尊佛像)백제 7세기, 높이 : 본존 2.8m, 보살입상 1.7m, 반가상 1.66m 국보 제84호, 충남 서산군 운산면 용현리 2-40 삼존불상은 본존을 중심에 세우고 양쪽에 협시보살을 세우는 것으로 이러한 구성은 이미 인도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로 전래되면서 부처님을 모시는 하나의 단위로 생각되었다. 협시보살은 본존 옆에서 공양도 하고 때로는 본존의 역할을 대신 수행하는 등 본존을 보좌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미적으로도 좌우가 대칭이 되므로 안정된 구도를 얻을 수 있다. 불상을 어떤 재료로 만드는가와는 관계가 없어서 마애불, 석불, 금동불 등 다양한 삼존불에서 접할 수 있다. 이 서산마애삼존불은 삼국시대의 마애불을 대표하는 삼존불로서 특이한 점은 다른 삼존불의 경우에는 양 협시가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으나 이 삼존불의 협시 중 우협시보살은 보주를 들고 서 있는데 반해 좌협시보살은 반가사유자세를 취하고 있다. 백제의 미소를 대표하는 것으로 여겨질 만큼 표정처리가 매우 뛰어난 것은 눈은 크게 뜨고 입은 다문채 한껏 미소짓고 있기 때문이고 이로인해 부드럽고 풍만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