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디바들 '이난영, 마리아 칼라스, 에디트 피아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다

기사입력 2020.10.10 09:01 조회수 2,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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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엽, ‘투란도트’ ‘라보엠’ ‘나비부인’ 등으로 유명한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에는 멋진 3곡의 아리아가 있다. '오묘한 조화' '별은 빛나건만' 그리고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그런데 이 아리아처럼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다’ 간 최고의 소프라노가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마리아 칼라스'다.


난 남에게 해로움을 주지 않았고
불쌍한 사람들도 남몰래 도와줬어요.
항상 믿음 속에서 살며 성인(聖人)들 앞에 정성을 다해 기도드렸고
언제나 제단 앞에 고운 꽃을 바쳤습니다.
성모님을 위해 보석도 바치고 하늘 높이 거룩한 노래도 불렀건만.
하느님은 왜 고통받는 나를 홀로 내버려 두시나요.


그녀는 미국으로 이민 온 가난한 그리스 이민자 부부의 딸로 1923년 뉴욕에서 출생했다. 그런데 못생기고 뚱뚱한 아기가 태어나자 그녀의 어머니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고 4개월이 지난 후에야 아이의 존재를 인정했으며 그녀는 10대 후반엔 고도근시에 100kg에 육박하는 거구였다고 한다.


마리아 칼라스는 고향으로 돌아가 음악학교에 다녔는데 부모들은 이미 이혼했고 그녀의 엄마는 칼라스에게 계속 생활비를 요구했을 정도로 지긋지긋한 젊은 시절을 보낸다. 노래만 잘했던 칼라스, 외모 콤플렉스로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얻지 못하자 ‘목숨 걸고 다이어트’를 결심한다.


'로마의 휴일'에 나온 '오드리 햅번' 사진을 걸어놓고 다이어트를 했는데 2년 사이에 30kg의 감량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드디어 국제 노래 콩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각종 경제적 혜택을 받아가며 노래에 매진한다. 그리고 수많은 오페라의 여주인공으로 승승장구하게 된다.


늘씬한 체구에 선명한 이목구비와 드라마틱한 멋진 노래. 그녀는 경제적으로 든든한 스폰서 '메네기니'와 결혼하며 최고의 스타로 오르게 되고 돈과 사랑을 모두 얻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오페라 공연에서 그녀를 보고 사랑에 빠진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선박 왕 '오나시스'였다. 그는 칼라스와 메네기니 부부를 자신의 유람선에 초청해 3주간 항해를 했는데 거기서 부적절한 애정사건이 발생한다.


유부남과 유부녀의 사랑. 칼라스는 수 십 명의 기자들을 모아 놓고 이혼을 발표하고 또한 당시로는 최고의 화제가 될만한 오나시스와의 동거를 시작하면서 결혼을 발표하려 했는데 얼마 안되는 짧 은 시간속에 세기적인 ‘운명의 장난’이 동시에 진행된다. 마국 케네디 대통령 암살 이후 미망인 '재클린 캐네디'와 전격적으로 결혼을 발표하는 오나시스. 이렇게 사랑게임은 허무하게 끝난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고 했던가? 이로부터 남은 생애를 우울증으로 고생하다가 파리의 허름한 아파트에서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심장쇼크사 한다.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다’ 간 마리아 칼라스. 20세기에 가장 많이 팔린 오페라 음반 베스트 20 가운데 13편에 자신의 목소리를 담았지만 결국 비참하게 삶을 마감한다.

이난영3.jpg

(마리아 칼라스와 에디트 피아프)

 

“그녀의 키는 5피트밖에 안되었다.” 한 여가수의 죽음을 두고 프랑스의 대표적인 신문인 ‘르 몽드’의 머릿기사로 올라온 제목이다. 1950년대 가장 돈을 많이 번 가수 3위에 올라있는 가수, 프랑스어를 국제적 음악언어로 승화시켰다는 최고의 평가를 받는 '에디트 피아프(작은 새를 뜻하는 프랑스 은어)


아버지는 거리의 곡예사, 어머니는 3류 가수,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았던 부모는 딸을 알콜중독자 외할머니에게 맡겨 키웠고 다시 창녀촌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가는 친할머니에게 맡기는데 설상가상으로 가족 대부분이 알콜 중독자였으며 본인도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영양실조에 걸려 보낸다. 그래서 ‘에디트 피아프’는 연약하고 작은 체구를 갖게 된 것이다.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아버지는 군대에 징집되었고 3살된 딸을 친할머니에게 맡겼고 이때 악성 결막염에 걸려 5년 동안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며 실명의 위기에 놓였지만 할머니의 지극정성 덕분에 기적적으로 시력을 회복한다. 그리고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카바레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그녀가 청중들 앞에서 처음 부른 노래는 프랑스 국가(國歌) ‘라 마르세예즈’라고 전해진다.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 그리고 애절함. ‘에디트 피아프’는 15세부터 노래를 불러 먹고 사는 문제를 조금씩 해결하지만 16세에 결혼을 하고 18세에 2살된 딸을 수막염으로 잃게 되는 엄마로서의 아픔도 겪는다.


그러나 차츰차츰 그녀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하는데 음반발매가 연이어서 성공을 거두고 미국의 ‘에드 셜리반 쇼’ 출연과 ‘카네기 홀’ 공연으로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가장 대표적인 샹송 가수로 우뚝 선다. 정상에 오른 '에디트 피아프'는 권투선수와의 사랑 그리고 배우 겸 가수 '이브 몽땅'과의 사랑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지만 우울증과 술과 마약으로 쇠약해진 그녀는 간암으로 48세에 쓸쓸히 사망한다.


복싱 미들급 세계 챔피온 ‘마르셀 세르당’과의 불같은 사랑. 그러나 세 아이를 둔 유부남과의 사랑이었다. 그는 ‘에디트 피아프’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오다가 추락사고로 사망하게 되고 이 사건을 계기로 ‘불후의 명곡’이 탄생하는데 바로 ‘사랑의 찬가’(L’Hymne a l’Amour) 다. 이보다 더 지독한 사랑노래는 없을 것 같다.


저 파란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땅이 꺼져도당신이 절 사랑하신다면 상관없어요 당신이 원하시면 이 세상 끝까지 가겠어요.머리도 금발로 물들이고 재물을 훔쳐서 라도 가겠어요.
당신이 하라시면 제 조국이라도 팔고 친구들도 배신하겠어요.
당신이 숨져 제게서 멀어진다 해도
하늘에서는 문제될게 없겠지요하느님은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있도록 해주시니까요
(중략)


우리나라에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다간 인기 정상의 가수가 있었으니 바로 '목포의 눈물'을 부른 이난영이다. 하루에 밥 한 끼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로 가난한 삶을 이겨내고자 막간가수로 활동하다가 음반제작자에게 실력을 인정받아 중앙무대로 등장하고 이어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한다.

이난영.jpg

당시에 ‘이난영’은 보기 드문 서구형 미인이었고 수많은 남성들은 그녀의 곱고 맑은 목소리를 폭발적으로 좋아했다고 한다. 그러나 수많은 남성들을 관심을 외면한 채 이미 해방전 뮤지컬 ‘로마오와 쥴리엣’을 프로듀싱하기도 했던 엘리트 음악가 '김해송'과 결혼을 하지만 한국전쟁 당시 김해송이 월북하고 이난영은 혼자 자식들을 키운다.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김시스터즈’의 엄마가 바로 이난영이고 아버지의 성을 따라 김(金)시스터즈가 된 것이다.


그런데 당시 최고의 인기가수로서 ‘무너진 사랑탑’ ‘애수의 소야곡’ ‘이별의 부산 정거장’ 등을 불렀던 '남인수'가 이혼하게 되고 두 사람이 목포와 진주를 오가며 사실혼 관계로 살게 되자 '이승만 대통령'이 두 사람에게 연애금지령을 내리고 결국 불같은 3년간의 사랑은 남인수의 병사(病死)로 끝난다.


그녀도 췌장암과 약물중독으로 쇼크사하는데 그녀의 시신을 아무도 돌보지 않아 한동안 경기도 파주 용대리의 무연고 묘역에 잠들어 있기도 했다. 이난영을 추모하는 노래비는 목포 유달산 앞에, 남인수 추모 노래비는 진주 진양호에 각각 세워져 있다. 대한민국 대중가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곡인 대중가요의 고전 ‘목포의 눈물’이다.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시 아롱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어느 누가 그녀들의 불행한 최후를 예상했겠는가. 그러나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건 레코딩 기술의 발전으로 그녀들의 주옥같은 목소리는 수십 년의 시간을 넘어서 존재한다. 사진과 필름으로 남겨진 ‘그레타 가르보’나 ‘비비안 리’ 그리고 '오드리 햅번'의 모습처럼...

이홍주프로필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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